"지하철을 타면 된다.“
수도권에 폭설이 내린 오늘(4일) 아침 국무회의장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제시한 ‘폭설 해법’이다. 오늘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는 폭설로 인해 여러 장관들이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하는 지각사태가 빚어졌다. 국무회의 시작시간이 오전 8시에서 8시20분으로 늦춰졌지만,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현인택 통일부 장관, 임태희 노동부 장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등이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한 것이다.
이들을 기다리던 이 대통령은 "불가항력이라고 이해를 해야 한다"면서 지하철 타기를 권하는 이야기를 꺼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차가 오르막길을 못 올라간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지하철을 타면 된다"면서 "평소에도 지하철을 타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 "평소에 지하철을 타봐야 한다. 평소 안 탄 사람은 어떻게 타는지, 어디서 가는지 잘 모를 수가 있다"며 장관들의 지하철 타기를 권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그러한 말을 하고 있던 시간에 시민들은 “지하철을 타도 안된다”는 것을 몸으로 겪고 있었다. 오늘 아침 서울 지하철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지옥철’로 변했다. 기다리는 사람은 많은데 열차는 제대로 도착하지 않아 승객들은 갖은 고생을 다해야했고, 심지어 실신하는 승객까지 생겼다고 한다. 역은 위험할 정도로 혼잡하여 환승 자체가 불가능한 곳들도 많았다. 그래서 아예 환승을 포기하고 걸어서 출근을 한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이 대통령이 오늘 아침의 이같은 출근현장 상황을 알았다면 태연히 “지하철을 타면 된다”는 말을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오늘 아침 ‘지옥철’을 타고 천신만고 끝에 출근한 시민들은 이 대통령의 지하철 예찬을 어떻게 들었을까.
그리고 이 대통령이 장관들에게 지하철 타기를 권한 것은 ‘친서민 행보’의 차원에서 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평소에 지하철을 타봐야 한다. 평소 안 탄 사람은 어떻게 타는지, 어디서 가는지 잘 모를 수가 있다"는 말을 접하고 나니, 가슴 한 구석이 찜찜함을 감출 수가 없다. ‘지하철을 어떻게 타는지, 어디서 가는지를 잘 모르는’ 장관들은 어떤 사람일까. 지하철 타는 방법조차 모르는 장관이 설마 많지는 많겠지만, 그래도 대통령이 이런 얘기 할 정도면 없지는 않은 듯하다. 이 대통령 자신은 대통령 되기 이전까지 지하철을 얼마나 타보았는지 모르겠지만, 이 대통령 보기에도 지하철 타기와는 거리가 먼 장관들이 있을 것 같으니 그런 말을 꺼낸 것 아닐까..
폭설이 내린 날 이 대통령이 꺼낸 ‘지하철 예찬’이 역으로 서민들의 생활현장과는 유리된 이명박 정부의 단면을 드러낸 것으로 느껴졌다면 필자의 편견일까.
이 대통령의 권유가 있어서 그랬는지, 국무회의가 끝난 후 몇몇 장관은 지하철을 이용해서 과천 정부청사로 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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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어서'가 아니라 '걸어서' 아닌가요?
2010/01/04 15:01폭설의 규모를 밖에 나가보지 않아서 몰랐는데,
잠깐 나갔다 왔는데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꼭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 안타본 인간들이 저런 말을 하지요. 쯧쯧. 매일같이 발디딜 틈 없는 지하철로 출근하는 서민들만 불쌍한거지... 서울은 미어터지는데, 세종시는 백지화시키려고 하니, 도대체 생각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2010/01/04 20:39합정에서 남부터미널까지 지하철로 출퇴근하는데 오늘은 합정에서 교대까지 1시간 넘게 걸리더군요. 교대에서 환승해서 1정거장 가느니 걸어가자라는 생각이 들어서 교대에서 밖으로 나와서 남부터미널까지 걸어갔습니다. 전 합정에서부터 앉아서 갔지만 서 있는 사람들을 보니 참으로 민망해서 그냥 자는척했습니다. 평상시 만원 지하철의 2배는 더 타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고 사당역에서는 내려야 할 사람들이 내리지 못하는 지옥철이 아니라 지옥 그 자체였습니다.
2010/01/05 00:49